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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 타이탄 (편가르기, 팀워크, 인간관계)

by dailyroutine15 2026. 5. 17.

1971년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흑인 학교와 백인 학교가 강제로 통합되면서 시작된 이야기인 리멤버 타이탄 은 단순한 스포츠 영화라기보다, 사람이 얼마나 쉽게 편을 가르고 또 얼마나 어렵게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영화에 가까웠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다시 보면서 경기 장면보다 제 학창 시절 운동장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편 가르기 웃고 떠들던 교실 안에도 보이지 않는 선은 있었다

솔직히 저는 학창 시절 꽤 활발한 성격이었습니다. 친구도 많았고 반 분위기 띄우는 걸 좋아했습니다. 쉬는 시간만 되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장난쳤고, 체육 시간엔 누구보다 먼저 운동장으로 뛰어나갔습니다. 축구 한 판 시작되면 목이 쉬도록 소리 질렀고, 점심시간엔 친구들이랑 매점 빵 하나 두고도 시끄럽게 웃던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보이더군요. 그 시절에도 교실 안에는 분명 보이지 않는 선이 있었다는 걸 말입니다.

운동 잘하는 애들끼리 모이는 무리, 공부 잘하는 애들끼리의 분위기, 조용한 친구들이 자연스럽게 뒤로 밀리는 구조까지. 당시엔 그게 그냥 학교 문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저 역시 그 안에 너무 자연스럽게 섞여 있었고, 누군가 소외되는 장면을 봐도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영화 속 게리 버티어와 줄리어스 캠벨이 처음 서로를 노려보는 장면이 낯설지 않았던 이유도 거기 있습니다. 인종은 달라도 구조는 비슷했습니다. 사람은 자기와 비슷한 사람끼리 뭉치려 하고, 낯선 사람은 경계합니다. 문제는 대부분 그걸 차별이라고 생각조차 안 한다는 점입니다.

팀워크를 말하지만 현실은 늘 경쟁부터 가르친다

영화 속 분 코치는 선수들에게 계속 “팀”을 강조합니다. 서로 다른 인종 선수끼리 강제로 방을 같이 쓰게 하고, 가족 이야기와 취향까지 알아오게 만듭니다. 처음엔 다들 불만투성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상대를 사람으로 보기 시작합니다.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학창 시절 수련회가 떠올랐습니다. 평소엔 어울리지 않던 친구와 억지로 같은 조가 됐는데, 밤새 이야기하다 보니 생각보다 잘 맞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같이 밥 먹고 장난치다 보니 거리감이 사라졌습니다. 결국 사람은 가까이서 보기 전까지 함부로 판단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영화처럼 쉽지 않습니다. 학교는 늘 협동과 우정을 말했지만 실제로는 경쟁이 훨씬 강했습니다. 시험 기간만 되면 분위기가 묘하게 달라졌습니다. 평소 그렇게 친하던 친구들끼리도 성적 이야기 나오면 순간적으로 눈빛이 달라졌습니다. 겉으론 웃고 있는데 속으론 서로 비교하고 있었습니다.

사회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낍니다. 회사에서도 “팀워크”를 말하지만 결국 성과 좋은 사람만 살아남습니다. 누군가는 뒤처지고, 누군가는 조용히 밀려납니다. 저는 영화가 좋았던 이유가 단순히 감동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영화 속 선수들은 부딪히면서라도 서로를 이해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요즘 현실은 오히려 반대인 것 같습니다. 사람을 이해하기 전에 먼저 편부터 나눕니다. 인터넷만 들어가도 세대 갈등, 지역 갈등, 남녀 갈등으로 하루 종일 싸웁니다. 서로 이야기하기보다 “내 편 아니면 적”처럼 몰아가는 분위기가 너무 익숙해졌습니다.

인간관계 오래 남는 건 승리가 아니라 결국 사람이다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우승 장면보다 병원 장면이었습니다.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된 게리를 보러 온 줄리어스가 “난 네가 두려웠다”라고 말하는 순간 말입니다. 그 장면에서는 흑인도 백인도 없었습니다. 그냥 서로를 이해하게 된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장면을 보며 학창 시절 친구들이 떠올랐습니다. 졸업하면 평생 함께할 줄 알았던 친구들. 운동장에서 같이 뛰고, 야자 끝나고 편의점 앞에 앉아 별 의미 없는 이야기로 웃던 친구들 말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연락 끊긴 친구들도 많지만 이상하게 그 시절 분위기는 아직도 선명합니다.

그리고 가끔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때 우리가 조금만 더 서로를 이해하려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고 말입니다.

리멤버 타이탄은 결국 풋볼 영화가 아니라 “사람 이야기”였습니다. 누군가를 편견 없이 바라보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그리고 그 어려운 걸 해내는 순간 관계가 어떻게 바뀌는지를 보여주는 영화였습니다.

편 가르기가 너무 자연스러워진 지금 같은 시대라서 인지, 저는 오히려 이 오래된 영화가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결국 팀을 무너뜨리는 건 실력 부족보다 서로를 사람으로 보지 못하는 태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Yqpx7TsEt5Y&t=96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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