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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예쁜 오드리 (치매 가족 갈등, 보호자 소진)

부모님이 아프기 전까지는 치매가 뉴스 속 이야기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가족을 돌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병은 TV 속 이야기가 아니라 제 하루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는 내내 줄거리보다 가족들의 표정이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눈물이 났던 이유는 슬픈 장면이 많아서가 아니었습니다. 화면 속 엄마보다 그 곁을 지키는 가족들의 표정이 자꾸 제 현실과 겹쳐 보였기 때문입니다. 치매는 기억만 잃어가는 병이 아니라, 가족 모두의 삶을 조금씩 바꾸는 병이라는 사실을 이 영화는 조용하지만 깊게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치매 가족 갈등 —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영화 속 지은이는 아이돌을 꿈꾸며 가족과 담을 쌓고 지냅니다. 엄마는 멀리서 딸의 공연을 훔쳐보고, 오빠는 그 사이에서 중..

카테고리 없음 2026. 7. 10. 10:20
물랑 루즈! (니콜 키드먼, OST, 뮤지컬 영화)

화려한 영상미로 가득한 뮤지컬 영화가 쏟아지는 시대에, 2002년작 《물랑 루즈!》는 왜 아직도 다시 찾게 될까요. 처음 봤을 때 저는 줄거리보다 니콜 키드먼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첫 장면 하나에 완전히 압도됐습니다. 음악과 영상, 배우의 감정이 이렇게까지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실감했습니다. 1900년 파리의 화려한 공연장 물랑 루즈를 배경으로, 가난한 작가 크리스천과 최고의 스타 세틴이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두 사람 앞에는 신분과 돈, 그리고 현실이라는 거대한 벽이 놓여 있습니다. 뮤지컬 형식으로 진행되지만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예술과 욕망, 희생을 함께 담아낸 작품입니다.니콜 키드먼이 빛난 이유, 운이 아니었습니다많은 분들이 물랑 루즈!를 니콜 키드먼의 미모 덕분에 ..

카테고리 없음 2026. 7. 9. 10:44
아이 오리진 (영화 리뷰, 홍채 인식, 환생)

홍채(iris) 패턴은 지문보다 정밀한 생체 식별 정보로, 전 세계 80억 인구 중 동일한 홍채를 가진 두 사람은 이론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영화 〈아이 오리진(I Origins, 2014)〉은 바로 그 '불가능'을 이야기의 출발점으로 삼습니다. 처음 이 설정을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반응이 좀 늦게 왔습니다. 집에 돌아와 반려묘 바론과 쿠키의 눈을 바라보다가, 그제야 뭔가 묵직하게 마음에 걸리는 게 느껴졌습니다.눈으로 사람을 기억한다는 것 — 영화의 배경과 맥락영화의 주인공 이안(Ian)은 눈의 기원을 연구하는 생물학자입니다. 그는 진화 과정에서 눈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밝히는 데 인생을 걸고 있는 사람이죠. 그런데 할로윈 파티에서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독특한 홍채를 가진 여자 소피(Sop..

카테고리 없음 2026. 7. 8. 23:30
냉정과 열정 사이 (첫사랑, 침묵의 대가, 미루지 않기)

오래전에 연락이 끊긴 사람이 문득 떠오를 때, 혹시 이런 생각 해보신 적 없으신가요? "그때 내가 먼저 한마디만 했더라면." 저는 이 영화를 보는 내내 그 질문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냉정과 열정 사이》는 연인의 재회를 그린 일본 멜로 영화이지만, 제게는 사랑 이야기보다 '침묵이 얼마나 많은 것을 빼앗아가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남았습니다.첫사랑은 왜 그렇게 오래 남는 걸까요영화 속 준세이와 아오이는 1990년 봄, 시모키타자와에서 처음 만납니다. 19살이었던 두 사람은 서로에게 마음을 열었고, 좋아하는 음악과 책을 나누며 함께 시간을 쌓아갔습니다. 저도 처음 이 장면들을 보면서 순간 멈칫했습니다. 제가 처음 진지하게 누군가를 좋아했던 시절과 너무 닮아 있었거든요.심리학에서는 이를 '초두 효과(..

카테고리 없음 2026. 7. 8. 16:36
클루리스 (90년대패션, 성장서사, 비교문화)

《클루리스》를 보기 전에는 90년대 하이틴 영화라길래 그저 예쁜 배우와 화려한 패션만 나오는 가벼운 청춘 영화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미국 고등학교가 아니라 제 중학교 운동장이 떠올랐습니다. H.O.T. 음악만 나오면 친구들과 안무를 따라 추고, 젝스키스 모자를 쓰려고 용돈을 모으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셰어의 화려한 패션보다, 유행을 함께 즐기던 분위기가 더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영화 속 배경은 미국 베벌리힐스였지만, 이상하게도 제가 다녔던 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영화가 끝난 뒤 가장 오래 남은 건 체크무늬 교복도 화려한 패션도 아니었습니다. 유행을 함께 즐기던 사람들과, 그 시절에는 미처 몰랐던 '성장'이라는 단어였습니다. 그래서 《클루리스》는 저에게 단순한 ..

카테고리 없음 2026. 7. 7. 22:58
사람과 고기 (독거노인, 노인빈곤, 돌봄사회)

공익근무 시절, 저는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에게 매일 도시락을 전달했습니다. 그분들이 문을 열자마자 가장 먼저 꺼낸 질문은 늘 같았습니다. "오늘은 고기 반찬 들어 있어요?" 영화 를 보는 내내 그 질문이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노인 세 명이 고기 한 점을 먹기 위해 무전취식을 반복하는 이 이야기가, 과장된 설정이 아니라 제가 직접 목격한 현실의 다른 이름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고기 한 점이 말해주는 것들 — 독거노인과 노인빈곤영화는 폐지를 수거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노인 장우식의 모습으로 문을 엽니다. 슈퍼마켓에서 고기를 집어 들었다가 결국 서울우유 한 팩만 사서 돌아오는 장면이 오프닝 시퀀스의 전부입니다. 저는 그 장면에서 멈칫했습니다. 제가 공익근무를 하던 동사무소, 지금의 주민센터 담당 구역에도 그런..

카테고리 없음 2026. 7. 6.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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